[책 리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1. 달러구트 꿈 백화점(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 이미예 저, 팩토리나인, 2020년 7월 8일
– ‘페니’라는 주인공이 꿈을 파는 백화점에 취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달러구트가 운영하는 꿈 백화점에는 각 층마다 다양한 꿈을 판매하고 있고, 매일 잠이 든 사람들이 꿈을 구매하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꿈을 꾸며 자신의 감정을 깨달아가는 사람, 미래를 궁금해하며 예지몽을 꾸려는 사람들, 인생의 트라우마로 남은 꿈을 반복해서 꾸다가 그 트라우마를 결국 극복해내는 사람들, 죽음 이후 현생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꿈을 보내는 사람들까지. 우리가 매일 꾸는 꿈이 단순히 허구가 아닌 우리의 일상, 생각, 상처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달러구트라는 꿈백화점의 사장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꿈을 꾸게 해줌으로써 인생의 깨달음을 주고, 삶의 방향성을 찾게 도와준다. 이렇게 매일매일 꿈을 팔고, 사면서 사람들은 인생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창작해나간다.

2.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독후감
우리가 매일 꾸는 꿈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독창적인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놀랐다. 나도 거의 매일 꿈을 꾸고, 이 꿈을 도대체 왜 꾼걸까 고민하는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나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줬던 부분은 달러구트가 아무에게나 예지몽을 팔지 않고, 시나리오 작가인 한 손님이 예지몽을 사지 않으려 했던 장면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에서 로또번호를 봤으면 하는, 돼지꿈을 꿨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나또한 삶이 너무 힘들고 막막할때, 로또번호를 알고 싶다거나,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난 어떻게 살다 죽을까 알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꿈백화점에 꿈을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어 예지몽을 사려고 안달이었고, 달러구트는 예지몽을 비싼값에 팔수있음에도 팔지 않으려고 했다. 어느날 찾아온 시나리오 작가는 소재가 잘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었으나, 예지몽에 관심이 없었다. 모두가 최종 목적지를 궁금해하지만, 그 작가는 달랐다.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게 제 전부가 아닌걸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위 남들이 말하는 세상에서의 성공을 바라고 달렸던 모습, 내가 아닌 남의 기준에 따라 살려던 모습 등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그저 잘되는게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사람에게 예기치 못한 행운이 따라온다는 것을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잘 묘사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깨달은 것들을 까먹고 현실의 굴레에서 괴로워하겠지만, 가끔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 자신을 다잡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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